[빌트인 가전 시대 下] 가장 아픈 곳 뚫어라…삼성·LG, 유럽에 도전장

입력 2016-05-13 11:09  

삼성·LG, 유럽·美 빌트인 강자들과 현지 대결
'프리미엄 빌트인' 승부수
가전업계 IT 융합 열풍, 국내 업체에 긍정적




[ 박희진 기자 ] 올 연말 완공되는 국내 최고층 빌딩 '제2롯데월드' 30여개 층엔 주거용 고급 오피스텔에 들어선다. 이 오피스텔의 주방은 독일 밀레의 빌트인(built-in·붙박이) 가전으로 채워진다.

국내 최고급 프리미엄 오피스텔을 꿰찰 만큼 밀레는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명성이 높다. 국내에선 청소기와 식기세척기 등으로 유명하지만 밀레의 진면목은 빌트인에서 나온다.

빌트인 시장이 큰 유럽에선 밀레의 브랜드 인지도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선다. TV와 세탁기 등 개별 가전 시장에선 글로벌 선두를 유지해온 국내 가전업체들이 유독 유럽 내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이유다.

최근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빌트인 시장 공략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이들이 정조준하고 있는 곳은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이다.

◆세계 최대 빌트인 시장 공략 나선 삼성·LG

13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유럽 전체 가전 시揚?70%는 빌트인 가전이다. 빌트인 가전 비중이 20%에 그치는 국내와 대조적이다. 북미 시장의 경우 빌트인 가전은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한다.

전체 가전 업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 빌트인 시장은 현지 토종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다. 독일의 밀레와 보쉬,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월풀 역시 세계적인 빌트인 강자다.

국내 가전 업체들의 유럽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업계 역시 지금까지는 업력이 긴 유럽 업체들 대비 빌트인 경쟁력이 약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가전사업을 이끌고 있는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지난해 "백색가전 사업을 하면서 가장 아픈 곳이 유럽 빌트인 시장"이라며 "빌트인 시장은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해 기존 강자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어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와 중남미를 아우르는 미주에서 전체 매출의 34%를 올린 반면 유럽의 매출 비중은 19%에 머물렀다. 아시아 및 아프리카도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하며 유럽보다 높은 실적 기여도를 보였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경우 미주와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매출 비중이 각각 36%, 16%였던 반면 유럽은 10%에 그쳤다.

최근 국내 가전업체들은 '가장 아팠던 시장' 유럽을 비롯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현지 빌트인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외 개별 가전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된 가운데 세계 최대 빌트인시장인 유럽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지 강자 맞서는 전략은?

한 발 늦은 출발은 기술 경쟁력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전세계적으로 빌트인 시장 규모는 약 500억달러(약 58조120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가전시장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공략 중인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은 유럽과 미국 빌트인 시장에서 각각 약 30%, 15%를 차지할 만큼 수요가 적지 않다.

해외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공략은 일부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내 빌트인 가전 매출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2013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LG 스튜디오'가 지난해 유통채널을 600여곳까지 늘리며 안착한 덕분이다. 이 같은 성공 겸험을 토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유럽에서도 LG 스튜디오를 출시했다.

올해는 LG 스튜디오보다 상위급인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두고 있다. 오는 6~7월께 미국과 국내에 론칭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셰프컬렉션 빌트인'의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냉장고와 인덕션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다. 현재 셰프컬렉션 빌트인은 국내는 물론 유럽과 북미, 호주 등에 출시돼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업계는 해외 빌트인 시장에서 국내 가전업체들의 안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가전업계와 정보통신(IT) 산업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기술력이 강한 국내 가전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향후 스마트홈 생태계가 커질 수록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빌트인 가전의 성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생활가전과 접목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배경이 형성되고 있다"며 "빌트인 시장에서 현지 업체와 사업을 진행하다면 스마트홈과 보안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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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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